불쌍하다. 그러한 감정은 이미 무감각해진지 오래였다. 옛날엔 길바닥에 거닐던 작은 생명체, 고양이 조차도 보기 괴로워 지나쳤던 샤오언이었으나, 그러한 세월도 몇년을 지나 흐르니 그런 감정이란 것도 이론적으로만 남아있게 되었다.
잠시 네게로 향하던 시선을 아주 어색하게 나마 바깥으로 옮긴다. 현실적인 조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불쌍한 아이들, 물론 동정심이 약간이나마 겉에서 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자신도 책임질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샤오언은 남을 챙겨줄 사람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곤란했다. 미련한 사람, 남을 챙기다 못해 자신이 무너져버리는 사람은 질색이었으며, 그 근처 조차, 다가가지 않았다. 하지만 왜이리 옆자리 샤오훙이 신경 쓰이는지. 손끝이 움찔였다.
배불러본 적이 없다라, 그래서 굶은 방법도 몰른다라, 제 무릎 근처에서 손가락을 약간씩 움직여 밑면을 두들긴다. 괜히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순간이 제멋대로 떠오른다. 아주 저멀리 던져놓았던, 얇은 낙엽과도 같은, 그러한 막으로 가려놓았던. 투명하게 보이는 지나간 고통에 바깥으로 던져놓았던 시선을 이내 바르게해, 짓눌러 닫았다. 일그러진 미간은 고통에 찬 것이 아닌, 잠시 숨이 막혀오는 답답함을 의미했다.
' 한 자식의 아버지는 될 수 있어도 스무 명이 넘는 자식의 아버지는 될 수 있나요? '
술내음이 살며시 더해져, 피어오르는 네 두 입술에 아주 가늘은 시야를 향한다. 스무 명이 넘는 자식이라, 샤오 언은 한명의 자식조차 버거워 도망쳐버릴 그러한 겁쟁이였다. 그것은 샤오 언 자신도 잘 알고 있기에, 헛웃음을 머금는다. 바보같은 질문. 공감, 동정 이전에, 차오르는 내면적인 거부감이 잠시의 정적을 가졌다. 그러나 숨소리만이 이 부근을 채우기 전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한 행동이 네게로 향했다.
나에겐 하나의 자식도 벅찬 걸.
무덤덤히 내뱉어진 말과 다르게 제 손은 네 뒷목언저리에서 잠시 방황하다가, 미끄러져 네 등을 어색한 손놀림으로 쓸어 내리다가 두들긴다. 두들긴다는 표현조차 어색할 정도로 힘이 실리지 않는 느낌으로. 이 정도면 네게 조그만 위로라도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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